‌曾建華  Tsang Kin-Wah

LEE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상 이야기부터 작업까지 천천히 대화 나눠보고 싶습니다.
TSANG : 안녕하세요. 네 좋습니다.

LEE : 현재 홍콩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홍콩은 작업에 어떤 영감을 주는 도시인가요?
TSANG : 먼저 작업에 있어서 만난 사람들과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관찰하려 합니다. 홍콩은 인간 본성과 정치적 주제에 대해 몇가지 성찰을 제공해 주죠.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런 것들이 대부분 제 작품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어요.

LEE : 홍콩에 지내다가, 2000년대 초반 영국으로 이주하셨습니다. 해외 생활이 특별한 경험이 되셨나요?
TSANG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런던에서 북아트를 연구했습니다. 하지만 세인트 마틴의 강의를 제안 받아 런던에 가기 전에도 꽤 많은 책을 만들었어요. 당시, 많은 시간을 출판에 힘쓴 것 같네요.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런던에 가기 전까지 중국과 홍콩에서 살았어요. 관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좁을 수 밖에 없겠죠. 영국에서 생활하며 유럽을 자주 여행하였습니다. 그들의 완전히 다른 생활 방식과 비즈니스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일련의 경험은 많은 면에서 저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또 런던에서 연구는 지금까지 예술적인 삶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죠.

LEE : 작업에는 불교 사상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홍콩에 거주하며 기독교로 개종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TSANG : 저는 더 이상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17살,18살 때부터 기독교를 더 이상 믿지 않았어요. 또, 작업의 중요한 토픽으로 종교를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종교는 제 삶, 특히 기독교의 부정적인 영향을 인식하고 있어요. 종교에 대한 긍정적이지 않은 시선은 종종 작품의 주제가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신앙과 멀어지며 니체와, 콘푸치아, 그리고 몇몇 철학자들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물론 제 작업은 업보란 불교의 영향력과 아이디어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철학과 불교, 기독교를 포함한 다른 종교들에 대한 생각을 모아 섞어 보고 싶은 의지가 강합니다.

LEE : 말씀하신 니체의 철학이 작업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또, 그의 허무주의 태도는 많은 저서와 저작에도 나타나고 있죠.
TSANG : 그의 글은 꽤 허무주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니체의 삶에 대한 태도는 실제로 다소 긍정적입니다. 그는 우리가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야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독교의 제약없이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제가 기독교를 믿던 시절 이후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능력이든, 본성이든, 제 자신을 더 낫게 만들고 싶었지만 지금은 결국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LEE : 본격적으로 작업이야기를 해보고싶습니다. 작업에 텍스트를 도입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TSANG : 많은 아티스트가 그렇듯, 학부 2학년 때부터 어떤 종류의 매체를 사용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관심있는 것을 나열해보며, 텍스트가 작업의 주요한 부분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처음에는 중국어로 된 원문을 주로 사용했지만, 런던에서 공부한 후에는 영어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발표하는 장소에 따라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한국어를 사용해요. 도시와 관련하여 다양한 텍스트를 사용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영어를 주된 형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LEE : 텍스트는 대부분 짧은 문장을 나열할 뿐이네요.
TSANG : 초창기에 썼던 대부분의 글은 격한 감정이나 욕설이었어요. 따라서 짧은 문장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장이 너무 길어지면 메시지가 흐릿해질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성가신 일이죠. 게다가, 제 작업은 관객들이 다른 "이야기"와 의미를 만들기 위한 게임과도 같아요. 그들만의 방식으로 텍스트를 다양하게 결합할 수 있도록 가까운 의미의 짧은 문장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LEE : 얼핏, 고급 공예같은 문양이 자세히 보면, 욕설로 가득하다는 게 흥미롭네요. 
TSANG : 네 그렇습니다. 저는 런던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 했어요. 런던의 생활과 업무 방식에 익숙해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곳에서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할 때, 매우 좌절하고 우울했습니다. 그래서 저속한 언어와 문자의 사용은 제가 만나 본 사람들과 그들이 가졌던 것들과 꽤 관련이 많았습니다. 저의 부정적인 감정과 나름대로의 분출하는 방식인 것이죠.

LEE : 욕설만큼 흥미로운 점은 텍스트에서 항상 ‘당신(YOU)’이라는 문자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무엇을 지칭하는 것이죠?

TSANG : ‘당신(YOU)’는 특정 청중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다소 유동적이게 변합니다. 때로는 일반 대중을 지칭할 수 있지만, 자신에 관할 때는 예수/하나님 또는 다른 종교 및 정치 집단의 사람이기도 합니다.

LEE : 초창기 작업은 중국 서예문화의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TSANG : 중국의 서예는 작품에 영향을 미치지만 다소 간접적이고 미묘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서예를 좋아해서 홍콩 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할 때 모든 방식을 배웠습니다.  텍스트 작업을 할 때, 그것이 비디오, 그림 또는 설치가 됩니다. 지금도 여전히 서예를 연습하고 있으며, 글자의 두께,힘, 음의 공간과 전체 공간을 포함하여 서로 관련된 공간에 대해 고려하고 있습니다.

LEE : 2015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의 홍콩관을 대표하셨습니다. 베니스의 관객에게 무엇을 보여주려 하였나요?
TSANG :  네 곳의 홍콩관에 비디오 투영이 포함된 사이트별 설치 작업을 공개했습니다. 전반적인 작업은 철학이 깊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니체, 헤라클레이토스, 불교의 영향과 이해, 사유에서 삶의 성숙을 이야기하려 했습니다. 첫 번째 공간은 상자 안뜰 바닥에 '강' 이미지를 비디오로 투영하였습니다. 인생 전후의 시간과 공간을 상징하고 싶었죠. 두번째 공간에서 하나의 벽에 투사하여 맵핑 이미지를 상영하였습니다. 마치 플라톤의 동굴을 표현하려 했죠. 세 번째는 바람과 비가 내리는 자연의 조건을 모방한 두 개의 창문에 비디오를 투영하여, 천장에서 물이 새고 벽에 천천히 떨어지는 장면을 표현했습니다. 마지막 공간은 니체의 초인론에 대한 생각과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라는 영화를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극복에 대한 영상을 삼면의 벽에 투사했죠. 마지막 공간의 출구를 떠나, 관객들은 강이 있었던 첫번째 장소로 돌아가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니체의 영원한 재발에 대한 생각과 업보에 대한 사유를 상기시켜 주는 순환적인 길을 고안하여 의도한 것입니다.

LEE :모든 전시구도를 철학적 사고로 기획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네요. 베니스는 작가 개인에게 어떤 경험이었나요?
TSANG :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홍콩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선정되기 전, 니체의 아이디어를 더 심오하게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비엔날레에서 작업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정식으로 확인되었을 때, 제 사상과 믿음을 견고하게 통합할 수 있는 찬스라고 생각했어요.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일을 실현했던 것 같아요. 팀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아주 즐거웠고, 5주에서 6주 동안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죠. 솔직히 말해서, 특히 시사회 기간 동안 비엔날레는 즐겁지 않았습니다.(웃음)

LEE : 최근에는 공예나 타일보다 프로젝션 맵핑과 컴퓨터 기술을 사용하십니다.  어떤 계기로 미디어 아트를 도입하게 ‌되었나요?
TSANG : 2009년부터  비디오 프로젝션과 컴퓨터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전에도 작품에 빛의 투영이나 소리, 음악같은 다양한 요소를 추가하는 실험을 했죠. 하지만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2008/09 당시, 이제는 텍스트를 움직여서 이전에 사용했던 다른 매체와 결합할 때라고 느꼈습니다. 당시 할 수 있었던 컴퓨터 기술을 이용하여 비디오 프로젝션/맵핑을 시작했습니다.

LEE : 2019년 M+Museum이 오픈합니다. 홍콩의 최대 규모 미술관에서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겠습니다.
TSANG : M+Museum의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저는 그들이 현재 그랜드 오프닝과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바쁘다는 것만 알고 있죠. 오픈 전에도 M+파빌리언과 이야기, 심포지엄, 워크샵 등과 같은 활동을 통해 그룹과 솔로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입니다.

LEE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주세요.
TSANG : 미래에 대한 확실한 계획은 없지만 '세븐 씰','호모 트릴로지' 같은 비디오 작품을 가까운 시일 안에 끝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