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さいあくななちゃん  Saiaku Nanachan

Photo by Misaki Kato

LEE : 안녕하세요. 먼저 < 오카모토 타로 현대미술상 > 수상을 축하드려요.
NANA : 감사합니다!

LEE : '사이아쿠 나나짱' 굉장히 독특한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NANA :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제 그림이 최악이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기분이 상했지만, 생물이 아닌 그림에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꽤 흥미로웠죠. 그때부터 본명 나나(なな)에 '최악'이라는 뜻의 일본어 사이아쿠(さいあく)를 붙여 '사이아쿠 나나짱'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LEE : 학부시절에는 디자인을 전공하셨네요. 본격적인 미술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NANA : 취업에 유리하단 이유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당시 일러스트 수업 선생님에게 그림이 굉장히 재미있다는 것을 배웠죠. 당장 그래픽 디자인을 그만두고 그림으로 밥벌이를 하고 싶어졌어요. 회화가 성격에 맞는 길이라 작가로서의 삶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LEE : 아직 20대 작가인데도 불구하고, 작업량이 상당히 많으세요.
‌NANA : 대학시절, 그래픽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디자인 사무소를 찾아다녔어요. 당시 K2라는 디자인 회사의 근무자였던 나가토모씨의 영향이 컸습니다. 나가토모씨는 "매일 그림을 그리면 너도 쿠사마 야요이가 될 수 있어!"라고 용기를 주셨죠. 나가토모씨의 말을 믿고 그날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렸어요. 매일 느끼는 모든 것을 7년 동안 그렸죠. 자연스럽게 작업량이 많아진 것 같네요. (웃음)

Photo by kanarichan

LEE : 작업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최근작 < 내 그림이  락앤롤이 된다면 >을 발표하셨는데요. 작품명이 독특하네요. 설명좀 해주세요.
NANA : < 내 그림이 락앤롤이 된다면 >은 앨범 작업이었어요. 어릴적부터 아버지가 락밴드를 좋아하셔서 가족 모두가 영향을 받았죠. 저 또한 고교시설 친구와 카피밴드를 결성하여 베이스 파트를 담당했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어요. 현재도 자연스럽게 음악과 페인팅 작업을 병행하게 된 것 같아요. 또 평소 앨리펀트 카시마시, 오오모리 세이코, 베루벳토 언더그라운드의 음악을 듣곤 해요. 락은 시끄럽고 더럽다고 불려도 좋은데, 그림은 왜 더러우면 안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 살면서 기쁘거나 싫은일이 많잖아요? 매일 느끼는 일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어요. 말 그대로 락액롤같은 그림이 되고 싶은 희망을 담은 작업입니다.

LEE : 락앤롤이 되고 싶은 그림으로 제21회 오카모토 타로 현대미술상을 수상하였습니다.
‌NANA : 지난 7년동안 모든 일이 잘 풀리지 않았지만,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렸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오카모토 타로 현대미술상을 공모하게 되었습니다. 설마 타로상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어요. 항상 남들에게 지기만 하는 저였기에, 더 큰 기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인생은 신기해요. 매일 절망하는 날이 있지만, 곧 환호할 일도 있죠.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LEE : 사이아쿠 나나짱의 음악에는 '재미없다'는 가사가 자주 나옵니다. 무엇이 재미없다는 말씀이시죠?
‌NANA : 일상에 재미없는 일이 가득해요. 어른이 되어 일상에서 보고 듣는 일이 전부 지루하죠. 하지만 매일 죽을 힘을 다해 살고 있죠. 저는 일본에서 유토리(ゆとり)라 불리는 세대입니다. 어른들이 특정 세대를 마음대로 명칭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유토리든, 사토리든 일상에서 젊은 세대와 자주 대화하지만, 모두 최선을 다해 살고 있어요. 달관 세대는 도대체 어디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네요.

Photo by Misaki Kato

LEE : 나나씨에게 그림은 어떤 것이죠?
‌NANA : 사람들 사이에는 서로 이해하는 감정이 있어요. 이 감각은 외부의 모든 것을 초월할 때도 있죠. 그림이 그런 것 같아요. 살면서 여러 사건들에 영향을 받습니다. 사건이라 해도 개인적이며 굉장히 작은 일이지만요. 아르바이트에서 주의받은 일이나 실연 따위의 평범한 일 말이죠. 최근에는 해외의 록음악을 듣거나 해외의 다양한 전시를 보고 있어요. 

LEE : 작업 분위기를 만드는 핑크톤과 캐릭터를 작업에 도입한 계기가 있나요?
‌NANA : 제 그림을 애니메이션 캐릭터라 인식하고 있지 않아요. 우선 제 그림이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나오는 분위기죠. 일상에서 싫은 일이 너무 많아요. 기분이 나쁠 때, 귀여운 색을 사용하고 싶어지죠. 핑크색을 칠하며 좋지 않은 일을 잊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LEE : 앞으로의 계획은?

‌NANA : 특별히 없어요. 오늘도 내일도 그냥 그림을 그리려 해요. 기회가 있다면 또 발표할 날이 있을 것 같아요.